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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 것은 아마 어려서 6일전쟁에 대한 뉴스가 오르내릴 때였을 것이다. 인구와 국토가 수십 배 큰 주변 아랍국들의 포위 공격 속에서 일주일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오히려 전쟁을 승리로 이끈 기적적인 능력이라든지, 외국에 있다가도 전쟁 소식을 접하고는 분연히 짐을 싸 고국으로 돌아가 참전한다든지 하는 이야기들이 회자되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당시 냉전 체제에서 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 진영과 대치하고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본받을 만한 귀감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성당에 다니게 되면서 이스라엘은 우리가 도달해야 할 이상향의 이름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게 된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같이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하는 것도 있었으나, 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가하는 핍박의 소식은 이스라엘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친밀감을 흔들어 놓았다. 더욱이 사춘기에 들어서고 현대 과학 기술을 접하게 되면서, 가톨릭에서 가르치는 여러 교리는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졌고, 이것은 오랫동안 내 정신적 방황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얼마 전 가을 햇살이 따사로운 날 성당 마당에서는 수녀님들이 책을 팔고 있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책 두 권을 샀는데, 여느 책과는 달리 지도를 바탕으로 성서 시대의 사건과 사람들의 삶을 그림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책들이었다. 그동안의 성서학이나 성서고고학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였고 내 취향에도 맞았으므로 단숨에 읽어 버렸다. 그러면서 문득 그 땅에 가서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 땅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자 역사적으로 여러 문명이 충돌하고 교류하며 이동해 간 길목에 있는 땅으로서, 현재 인류가 가진 문화적 자산 중에 중요한 것을 많이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와 고통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였다.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편견 없이 객관적인 눈으로 그 땅과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을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의 책과 미디어를 통하여 미리 공부를 하고 가려고 하였다.   

 

이스라엘 여행이라 하면 보통 생각하게 되는 ‘성지순례’ 보다는, ‘사람’과 ‘땅’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는 여행이 되도록 하고 싶었다. 이를 통해서 ‘예수’와 ‘하느님’, 그리고 그분들을 믿는 종교가 어떤 배경에서 탄생하여 지금 여기에 이르렀는지 헤아려 보고, 아울러 지금도 갈등과 폭력이 끊이지 않는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연원과 대안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싶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으나 나는 아내와 자동차를 타고 이스라엘과 인근 지역을 가능한 한 넓게 돌아보려고 하였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수천 년에 걸쳐 쌓아온 인류 문명의 경이로움과 함께, 인간의 한없는 어리석음도 보았고, 사람이 사람을 핍박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찌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과 폭력과 어리석음의 역사와 함께 종교적 신비감까지 합쳐진 이 이해하기 어려운 땅에서, 한편으로는 작게 움트고 있는 희망의 싹도 보았다.   

 

이 책은 ‘성지 순례기’가 아니며, 부부 여행자가 세속적인 눈으로 이스라엘의 여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것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는 얘기를 하듯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사회는 여러 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크게 벌어진 스펙트럼을 갖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그들이 여러 이질적인 요소들을 나름대로 아울러가면서 생활해 나가는 것을 보며, 우리가 가진 비슷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한 사례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여러 생각을 이 책에 잘 담아내고 싶었는데, 다 마치고 보니 많이 부족하다. 다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선입견과는 달리, 이스라엘이 여러 면에서 매우 다양한 요소를 갖고 있으며,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하여 우리가 보고 배울 점도 많다는 것을 알리는데 작은 역할이나마 한다면 다행이겠다.

 

오랫동안 늘 내 곁에서 동행해 주고 있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스라엘 기행

도서명:     이스라엘 기행

시리즈:     인디 부부의 내 맘대로 세계여행

출판사:     인디라이프

값:           15,000원

판형:        152mm x 225mm

페이지:     304쪽 (4도, 4도)

출간일:     2018년 9월 10일

ISBN:        979-11-964117-1-8

 

​작가 머리말

​작가 소개

홍은표

 

서울에서 태어나, 기계공학을 공부하였으며, 엔지니어링과 정보기술 관련된 일을 해왔다. 어릴 때 골목골목 누비기를 좋아한 이래,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돌아다녔고, 100회에 걸쳐 해외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행운도 누렸다. 이러한 경험을 자신이 속한 베이비붐 세대의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하며, 기회가 닿는 대로 자유여행을 주제로 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60세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아내와 오랫동안 숙의하여 ‘인디라이프’라는 비전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 책도 ‘인디라이프’ 실현의 하나로 기획되었으며, 앞으로 계속 이어질 ‘인디 부부의 내 맘대로 세계여행’ 시리즈 중 첫 번째로써, 아내 안정옥이 쓴 가족 배낭여행기 ‘오래된 그이터’와 짝을 이루어 함께 출간하였다.

​출판사 서평

도서출판 인디라이프는 창립기념 기획 출판물인 ‘인디 부부의 내 맘대로 세계여행’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홍은표 작가의 ‘이스라엘 기행’을 출간하였다.

‘인디 부부’란 저자가 동갑내기 아내와 자신을 일러 부르는 호칭으로 저자의 아내는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오래된 그이터’를 출간한 안정옥 작가이다. ‘인디 부부’의 의미에는 60 이후의 삶도 전과 같이 열정을 다해 살아갈 것이라는 다짐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 부부에게 여행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중요한 인생의 변곡점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으면 이들 부부는 서슴없이 짐을 꾸려 나섰다. 60 이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이 많을 때 이들이 택한 여행지는 이스라엘이었다. 저자에게 이스라엘은 가고 싶은 곳이었다기 보다는 언젠가는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었다고 한다.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들어가는 시점에 이스라엘은 그가 품고 있는 여러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하면 보통 생각하게 되는 ‘성지순례’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들은 세속적인 입장에서 외부자의 관점으로 역사의 현장을 살피고 거기에 사는 여러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였다. 부부는 렌터카를 빌어 네게브 사막에서 시작하여 홍해, 사해, 갈릴리 호수, 지중해 연안을 거쳐 요르단강 서안에 이르고 마침내 예루살렘에 들게 된다. 이 여정에서 이들은 팔레스타인 땅의 특별한 자연경관과 함께 많은 역사의 아이러니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가장 작가의 눈길을 끈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의 일상적 삶은 꾸준히, 힘차게 이어지는 것이었다.

저자는 담백한 글과 본인이 찍은 깔끔한 사진으로,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해 나가면서,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이나 편견이 들어가 있는 견해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을 들어 객관적인 설명을 덧붙이기도 하였다. 여행 마지막 날은 공교롭게도 유월절을 맞는 안식일이었고, 이때의 특별한 경험이 저자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안식년이라는 깨우침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여행 이후 저자는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냈다. 그동안 오래 몸담았던 사업을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본인들이 가장 하고 싶어 했던 여행 관련된 일을 시작한 것은 물론, 부부와 또 다른 여행자들의 여행 경험을 엮어내는 출판 사업도 함께 열어, 제 힘으로 우선 부부의 책을 펴내게 되었다.

자신들이 꿈꾸는 여행을 스스로 계획하고, 본인들의 힘으로 실행하며, 보고 느낀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남겨 마침내 책으로 세상에 내어놓기 까지, 이들이 스스로 해내지 않은 것이 없다. 부부가 표방하는 ‘인디라이프’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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